평화가득하소서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마르 16,15)

선교지역 소식

평화가득하소서 선교지역 소식
2020년 7월 제58호-페루에서(4)

작성자: 천주교서울국제선교회

등록일: 2023-12-01 조회수: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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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에서


선교지 파견을 기다리며


구범모 아우그스티노 신부


 


+ 찬미 예수님! 구범모 아우구스티노 신부입니다.


바야흐로 여름입니다. 부디 하느님의 평화가 가정에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많은 분이 힘들어하고 계십니다. 사상 처음으로 한동안 신자분들과 함께 하는 미사를 하지 못하다가 다시 미사를 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쁜 만큼 혹시라도 다른 신자분들께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게 됩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올해 2월에 서품을 받은 후에 4월 말에 파나마로 파견되기로 예정되었으나, 세계 공항들이 문을 닫고 교류가 금지되어 출국이 잠정적으로 연기되었습니다. 못 나가서 어떡하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못 나가서 아쉬움 반, 가족과 친지와 함께 그리고 개인 시간을 좀 더 갖게 되는 안도감 반의 심정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과는 별개로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코로나의 위협으로 많은 것이 변화하리라 예상됩니다. 그중에 하나는 혐오라는 감정 같습니다. 저도 한 번 그러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가 크게 일어났을 때 마스크를 하고 다니지 않는 사람을 보면 마음 한편에 분노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이 힘들고 저와 제 주위 사람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공포가 다른 사람에게 분노를 향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약한 저와는 달리 이러한 어려움을 사랑과 희생 정신으로 극복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에 병마와 싸우기 위해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일하시는 의료 관계자분들,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시는 봉사자분들 등, 이런 분 앞에서 화를 낸 저 자신의 옹졸함을 반성하게 됩니다.


이렇듯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는 기도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파나마에 있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경제적으로 피해가 있고 물리적 거리 두기에 의해 공동체의 분리가 걱정된다고 합니다. 이렇듯 한국도 파나마도 그리고 그 외의 다른 나라들도 어려움 속에서 하느님의 가르침, 사랑으로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기도합니다.


물리적 거리와 사회적 혼란에 우리 사회에 밑바탕에 있던 인종차별, 혐오주의에 의한 사회적 물의가 일어나는 것은 우리가 화합함으로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도 저희를 기억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어려움 속에서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항상 영육간에 건강하시기를 기도드리며 어렵고 힘드시겠지만 이웃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놓지 않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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